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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THE BEE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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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s Talk                                                                                  THE BEE


 

연극 <The bee> 2013.06.07~2013.06.08  @명동예술극장

Creative team:  노다 히데키/콜린 티번 작, 노다 히데키 연출, 유키오 호리오 무대디자인 外 (도쿄예술극장)

Cast노다 히데키, Kathryn Hunter, Glyn Pritchard, Marcello Magni

 

 

ⓒ도쿄예술극장

대본, 연출 그리고 출연

 네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 있다. 세 사람은 서양인, 한 사람은 동양인이다. 동양인의 남자배우는 나중에 여장을 하고 여자 배역을 맡는다. 그 동양인 배우가 이 작품의 연출가 ‘노다 히데키’씨다. 그는 이 작품의 작가, 연출, 예술감독, 배우로서 활약하고 있었다.

 

 

 

※ 아랫 부분 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혁신적인 연출과 블랙코미디의 결합

  낮공연과 밤공연 사이의 텀이 4시간이나 되었다. 왜 그런고 했더니 세트를 매 공연마다 다시 만들어야하는 무대 연출 때문이었다. 무대를 한 장의 커다란 도화지로 표현했다. 그 한 장의 커다란 도화지를 펼치고 접고 구겨서 무대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 위에 집도 지어지고, 종이를 찢어서 창문과 문과 TV도 그려낸다.

  커다란 도화지 한 장과, 단순한 영상. 무대의 연출은 이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두 가지와 배우들의 연기에 약간의 소도구를 곁들여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현해낸다. 혁신은 이렇듯 단순명료함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네 명의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오고가는 것도 혁신적이다. 강력반 형사를 연기하던 배우가 모자 하나를 쓰고나서는 어린 아들 역할이 되더니, 전화기를 들면 탈옥 살인범이 되어있다.

  촘촘히 이어지는 정교한 전환과 연출 속에서 관객들은 웃고 놀람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이 작품이 던져준 메세지를 감각적으로 담고서 극장 문을 나서게 된다.

 

  이 작품은 친절하진 않지만, 일관되고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고 있다. ‘나한테만 잘 하고, 남한테는 잘 못하는’ 암묵적인 원칙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언제든 누구든지 잠재적으로 폭력과 범죄의 가해자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이지 않도록 위선적인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다.

    

효과적인 크로스젠더 캐스팅

  이 작품의 주인공인 평범한 회사원 ‘이도’는 남자 배역임에도 여자배우 캐서린 헌터가 연기한다. 반면, ‘오고로의 아내’는 남자배우(이자 연출가인) 노다 히데키가 연기한다. 이 작품에서 이러한 크로스젠더 캐스팅이 주는 효과는 크다. 

  우선 이 작품의 중후반부는 범죄자로 변한 ‘이도’와 인질인 ‘오고로의 아내’ 위주로 극이 진행된다. 여기서 범죄자에게 힘이 불균등하게 쏠려 있는 모습을, 남성과 여성 사이의 힘의 불균등이라는 ‘남성 우월주의’ 알레고리로 병치시켜서 연출했다. 그래서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이나 강간씬 등 다소 불편한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때 남성 배역을 정말 남자 배우가 연기하고 여성 배역을 여자배우가 연기했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전달되기도 전에 관객들은 불편함을 못 견뎌냈을 것 같다.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꼬집어 강조하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의도적인 크로스젠더 캐스팅을 한 것이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도쿄예술극장

 

스스로를 위해 벌침을 쏜 자, 스스로 파멸하지어다

  노다 히데키는 “폭력이라는 것은 자신한테만 잘 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라고 말한다.  벌(The Bee)은 외부의 폭력으로부터 자기 방어를 위해서 벌침이라는 더 강한 폭력을 행사하면서, 결국은 스스로가 죽게된다. 다시 말해서,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배제된 과도한 자기애는 결국 폭력의 발현과 이어져 있음을 예견한다. 여기서 폭력은 언어적인 폭력에서 부터 크고 작은 폭행은 물론, 살인에 까지 이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폭력의 발현은, 결국 스스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결말을 낳는다. 이도가 결국 모두를 죽이고 스스로에게 칼을 든 마지막 장면이 이것을 시사한다.

  이 작품은 잔혹하다. 어린 아이의 손가락을 자르고 타인의 아내를 강간을 하는 등 폭력성의 끝을 보여주는 잔혹한 코미디이다. 또한 공연이 끝나고 나면 무대는 초토화 상태가 되어있다. 이런 작품을 통해서 히데키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남에게도 상처입히지 않고 친절하려는 마음을 갖는 다면 이 세상의 모든 폭력은 사라질 것’이라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Member

글. 이은영 /vivid@stagek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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