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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S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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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s Talk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2013.04.26~2013.06.09 @샤롯데시어터

Creative team:  Andrew Lloyd Webber 작곡, Timothy Rice 작사, 이지나 연출/한국어가사, 정재일 음악수퍼바이저, 서병구 안무 外 (설앤컴퍼니) 

Cast: 마이클리, 박은태, 윤도현, 한지상, 김신의, 정선아, 장은아, 지현준, 김태한, 김동현, 조권, 조유신, 김태훈, 심정완, 우지원 外

 

  시공간이 명확하지 않은 어두운 무대 위.

최소한의 조명만 비춰진 무대에 유다가 보인다. 유다는 자신이 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심지어 언제인지 알 수 없다. 곧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함께한 핵심적인 인물 들이 하나 둘 무대 위를 오간다. 무대는 밝아지며, 유대 사막과 예루살렘이 재현되는 듯 하다. 아니, 어쩌면 그곳은 과거의 그곳이 아니라 미래의 혹성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듯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사막 무대 위에서 격렬한 Overture에 맞춰 예수의 일대기가 축약된다. 

 

  유다는 지저스를 위해 스스로 이곳에 왔다.

유다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이 작품은 유다를 관객 전면에 내세워, 그의 시선과 그의 방식으로 예수라는 ‘인물’을 영웅화한다. 

 

  1971년, 당시 20대 초중반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20대 중후반의 팀 라이스 콤비가 만든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다. 기독교인들의 거센 반발을 받으며 노이즈 마케팅으로(의도하거나 혹은 아니거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성공을 거두었다. 락 음악을 바탕으로하는 ‘성-스루’ 뮤지컬이다. 

  예수의 최후 7일간의 행적 및 예수와 유다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재기발랄한 성경해석으로 기독교인들에게는 신앙적인 숙제를 안겨줄 수 있는,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의 존재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갖게해줄 작품이다.

 

 

전형적인 락(Rock)음악으로 표현한 예수 – 신성모독? 완전히 새롭지는 않으나, 대담한!  

  1969년 웨버의 <수퍼스타> 싱글 앨범이 발매되고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이 있던 당시, 보수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이 작품이 신성모독이라는 반발이 거세었다. 그 논란의 중점에는 ‘락과 히피 문화’가 있었다. ‘인간으로서의 예수’와 ‘희생자 유다’라는 해석 또한 논란 거리였으나, 이것은 대담하지만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 전부터 적지 않은 서적과 영화에서 예수와 유다의 관계를 재조명 하거나, 예수를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락 음악’은 달랐다. 당시에는 락 음악이 기존 문화와 가치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써 그 위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피 문화를 전면에 드러내고 예수 그리스도가 락 음악을 하는 이 작품은, 보수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13년 전의 예수 그리스도가 기존의 세력에 반하는 민중의 왕으로 추대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반발은 아이러니하다. 웨버가 이 작품을 쓰기 전에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를 쓴 신앙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물 둘의 패기넘치는 신인 작곡가의 ‘락(Rock)’이라는 장르 선택은 예수의 파격적인 개혁과 희생을 담기 위한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신이 정한 운명에 대한 믿음 VS. 인간의 개혁 의지

  이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예수와 유다의 충돌은 비단 이 작품에만 국한된 알레고리가 아니다. 우리 인간은 늘 다양한 표상으로 ‘운명론’과 ‘결정론’ 사이를 오고갔다.

  유다는 인간의 의지력을 믿는 결정론자의 입장에서 유대인들에게 처해진 위기를 잘 해결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수를 살리고자하는 인물이다. 예수는 인간으로서의 번뇌와 신의아들로서의 의무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결국은 모든 것은 신이 뜻하신대로 이루어지며 그것을 막을 수없다는 운명론자의 입장에서, 인류를 근본적으로 구원하기 위해 예언된 메시아의 역할을 수행한다.

 

 유다와 예수의 관계를 재조명하기 위한 장치, 그 외 인물들.    

  마리아는 예수에서 무조건적인 존경과 사랑을 주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만났던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자신을 존중해준 그에게 존경과 사랑을 느끼며 그녀역시 그에게 안식처가 되어준다. 

  헤롯은 식민지 국가의 왕으로서,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지 모르는 예수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본인의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는 영리함을 보인다. 영리하지만 그것을 숨기고 살아야했던 식민지국 왕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케릭터이다.   

  빌라도는 1막에서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꿈을 꾼다. 예언적인 그 꿈에서 벗어나고 자신이 믿는 바대로 양심을 지켜내고 싶지만, 군중들과 자신의 의무 때문에 결국 예수를 처형시킨다. 

 

페노메논을 일으킨 2013년 한국 공연.

  “내가 찾는 수퍼스타는 페노메논(phenomenon)을 일으킬 수 있는 배우여야 하는데, 그가 바로 이 사람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012 UK 아레나 투어의 지저스를 맡은 벤 포스터를 두고 한 말이다.

  웨버가 대한민국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2013년 4.26~6.9 동안 이루어진 이 공연을 봤다면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야 말로 페노메논을 일으킬 수 있는 배우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배우들의 힘과, 음악 및 연출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대사가 거의 없는 ‘성-스루’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빈틈을 효과적이고 단단하게 메워준 안무의 역할도 빠뜨릴 수 없다. 

 

음악, 음악 그리고 또 음악..

  2013년 한국 라이선스 버전의 <JCS>의 핵심은 음악에 쏠려있다고 보여진다. 락에 충실한 편곡이 이루어졌다는 평이다.  연출 또한 음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으로 초첨이 맞춰져있다.  

첫째, 번안할 경우에 음악적인 리듬을 해치는 가사는, 원어를 그대로 살렸다. 

둘째, 심플한 사막무대와 군더더기없이 적재적소에 쓰인 조명은 무대 위 배우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의 감각을 시각보다는 청각에 집중시키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화려하고 강력한 락 사운드로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무대와 세트는 깔끔하게 운용되었다.

 

  과도하게 번안할 경우 종교색이 짙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들면 이러한 연출은 주제 부각적인 측면에서도, 음악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음악을 살리기 위해 원어를 너무나 많이 남겨두었는데, ‘음악의 전달’과 ‘한국어 의미의 전달’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만약 전부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번안했다면, 한국어 의미 전달에는 성공적이었겠지만 분명히 음악적인 손해를 입었을 것이다. 물론 이상적으로 번안해서 음악성과 의미전달을 둘다 지향하는 것이 옳기는 하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한 가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프로덕션을 이해는 한다. 어떤 선택이든 양날의 검일 것이고, 그 중 음악성을 선택한 것은 이번 연출의 포커스가 ‘음악’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악의 힘이 큰 작품이기 때문이다. 

  <JCS>의 원어 음악이 익숙하거나, 재관람을 하는 뮤지컬 매니아 층에게는 이러한 선택이 백번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니아를 제외한 일반 관객들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이 1000석 이상의 대극장 작품이고,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유명세를 탄 작품이며, 대사없이 넘버로만 전달하는 ‘성-스루’임을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분명하다.

당신의 죽음은 계획인가, 실수인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막히기 전, 유다는 죽어서도 풀지 못한 그 의문을 ‘수퍼스타’라는 넘버를 통해서 관객들앞에 던진다. 지저스는 왜 그런 희생을 했을까, 지저스의 죽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의 죽음은 실수일까, 철저한 계획일까. 판단은 관객 각자의 몫이다.

 

보편적 영웅의 탄생기

  수퍼스타의 가사처럼 예수의 탄생이 2013년 전이 아닌 지금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웨버와 팀은 이 작품을 통해 예수의 탄생에 국한되지 않은 보편적 영웅의 탄생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가까운 과거 혹은 지금, 아니면 또 다른 미래에도 이 작품 <JCS>가 그리고 있는 영웅의 탄생이 이루어졌고,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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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은영 / vivid@stagekey.co.kr

사진제공. 설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