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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 최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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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이야기의 범람 속에 살고 있다. 드라마만 봐도 그렇다. 병원이든, 학교든, 경찰서든… 장소를 불문하고 등장인물의 사랑 없이는 드라마도 없다. 이러니 특수한 상황, 특별한 사건은 사랑이야기를 위한 약방의 감초 역할로 밀리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사랑만을 위한 사랑이야기, 거창하지 않은 사랑이야기가 눈에 더 뜬다.

뮤지컬 <카페인>은 바리스타 세진과 소믈리에 지민이 진짜 사랑을 하기까지 이야기를 그렸다. 늘 끝에서 두 번째 여자 친구가 되는 바람에 사랑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가는 세진, 그리고 그런 그녀의 마음에 조금씩 침범해가는 지민.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시작된 관계는 결국엔 진지한 연애감정으로 발전한다.

물론 뮤지컬 <카페인>을 두고 평범한 사랑이야기라고 말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게다가 작품 안에는 로맨틱코미디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설정들도 많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한쪽이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면, 그 반대편은 사랑을 가볍게 생각 한다-이라든지, 장난처럼 시작한 거짓말이 정말 사랑으로 변한다든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삿대질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여주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엔 관객의 눈길을 끄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우선 이 작품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니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이 세진과 진민 딱 둘 뿐이니까. 아무튼 작품은 사랑에 대한 생각이 다른 두 남녀가 우연한 기회에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집중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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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로맨틱코미디답게 시종일관 유쾌하고 재미있다. 1인2역을 연기해야하는 지민이 어떻게 빠르게 변신을 하는지, 같은 상황을 두고 서로 다른 속마음을 내보이는 두 남녀를 보는 것 그리고 연애코치를 그저 말로만 배워버린 세진의 엉뚱한 매력이 작품의 재미를 더 한다. 물론 이들의 사랑에도 시련이 찾아오고 그들의 동공이 흔들리며 ‘이게 정말 사랑일까’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순간이다. 관객들은 그저 두 남녀의 사랑을 유쾌하게 보면 된다.

뮤지컬 <카페인>은 사람들마다 다른 정의의 사랑을 커피와 와인, 남자와 여자라는 대립 혹은 대비를 통해서 보여준다. 또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순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커피와 와인은 분명 다르지만- 눈으로, 코로, 입으로 맛을 음미하면,  우울한 기분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또 행복한 기분을 더 돋워주기도 한다. 이처럼 서로가 갖고 있던 사랑의 정의가 달랐던 두 남녀는 결국은 사랑이라는 공통점으로 귀결된다. 커피와 위스키가 조합된 아이리시 커피처럼 말이다.

사랑이야기의 범람 속에 특별하고도 세련된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없겠지만, 남녀 두 사람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애드리브인지, 대사인지 알 수 없지만- 마치 시간 80년대 안방극장으로 돌려놓은 듯한 대사가 튀어나올 때마다, 다소 유치한 지민의 분장과 과장된 행동을 볼 때마다, 세진의 오버스러운 행동이 웃음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것 같지만, 때론 이런 것들에서 오는 재미가 더 중독성이 있다.

 

<작품 정보>

◈ 공연기간 : 2014년 6월 27일 ~ 2014년 9월 7일
◈ 공연장소 : KT&G 상상아트홀(삼성역)
◈ 출연진 : 조성모, 이창민(2AM), 현우, 김형준(SS501), 서하준, 김기범, 천지(틴탑), 김지현, 우금지, 신의정
◈ 제작진 : 성재준 연출,극본,가사 / 김혜영 작곡 / 원미솔 음악감독 / 김소희 안무 / 박성민 무대디자인 / 구윤영 조명디자인 / 김도연 의상디자인 / 권도경 음향디자인 등


글. 최영현 기자(snow7won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