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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프라이드> 프레스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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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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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프라이드(The Pride)>의 프레스 콜이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선 보였다. 2008년 영국 런던 로열코트 극장 초연부터 ‘존 위팅 어워즈’,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등 각종 공신력 있는 트로피를 거머쥔 작품이다. 배우이자 극작가인 ‘알렉시 캠벨’(Alexi Kaye Campbell)의 작가 데뷔작으로, 2010년에는 뉴욕 MCC 씨어터에서 공연되었다. 연출은 <위키드>의 ‘조 만텔로’가 맡았으며 영화 <향수>의 ‘벤 위쇼’와 <한니발>의 ‘휴 댄시’ 등이 출연하여, 영국과 미국 양국에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얻었다.

  이번 한국 초연은 지난 8월 16일 개막했으며, 대형뮤지컬부터 소극장 연극까지 장르와 규모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김동연 연출가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간 그의 작품들에는, ‘인간과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적인 시각이 드러나는 한편 휴머니즘과 따뜻한 시선도 빼놓지 않고 표현 되었다. 각색은 연극 <모범생들>,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지이선 작가가, 번역은 뮤지컬 <스팸어랏> <애비뉴Q> 등으로 주목 받은 김수빈 번역가가 참여했다. 세 창작자가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여준 개성 있는 행보가 이번 작품에서 어떻게 융합될지 기대를 모은다.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1950년대와 현재의 시공간을 오간다. 과거에 비해 성장한 사회 인식 및 이로 인해 점차 확립되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정체성과 자존감(The Pride)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도, 게이·바이·레즈비언·트렌스 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매년 벌이는 행진인 ‘프라이드 퍼레이드 (Pride Parade)’에서 따왔다.

  이 작품에는 ‘필립’, ‘올리버’, ‘실비아’, ‘남자’라는 네 캐릭터가 등장한다. 1958년 –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필립’과 자신을 인정하는 ‘올리버’ 그리고, 2014년 – 스스로에게 당당한 ‘필립’과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듯해도 트라우마를 가진 ‘올리버’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또한 ‘실비아’라는 여성은 두 시대에서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두 남자를 인정해준다. 이 두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를 통해 결국 그들 자신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네 캐릭터 모두 더블 캐스팅을 통해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필립’ 역은 ‘이명행’, ‘정상윤’ 배우가 함께 맡는다. ‘올리버’ 역에는 ‘오종혁’, ‘박은석’ 배우가 더블 캐스팅 되었다. 또한 ‘실비아’ 역할은 ‘김소진’, ‘김지현’ 배우가 함께 한다. 1인 3역을 맡으며 씬 스틸러 역할도 부여되는 ‘남자’역에는 ‘최대훈’, ‘김종구’ 배우가 번갈아 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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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스 콜에서는 총 4개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였으며 전 출연진이 함께 포토타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김동연 연출가와 지이선 각색가 및 전 출연배우가 참여한 간담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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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연출가┃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성의 인권 운동, 노예제도 등등을 각종 사회 문제를 ‘동성애’ 라는 특정 소재를 빌어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편견을 극복하는 과정이, 한 사람의 자아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 전체의 정체성을 찾는 것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자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 등으로 의미가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 소재에 얽매이지 않고도, 이 작품 자체로써 대중과 소통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무대 정면에 놓여있는 거울은 극중 인물들에게 ‘진실한 나와 닿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계속해서 던지는 도구이다. 무대에 세워진 여섯 개의 벽돌 기둥은 ‘과거와 현대의 공존’을 의미한다. 현대의 건축물이자 고대 신전에서 볼 수 있는 기둥과도 비슷하다. 과거의 올리버가 듣게 된 고대 신전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가 이상한 취급을 받지 않았다. 또한 네 명의 인물에게 차이콥스키, 라벨, 생상스의 곡을 하나씩 배경음악으로 부여하고 이를 과거와 현재에서 계속 사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의도했다. 올리버가 필립에게 레코드판을 선물해 주기도 하고, 레코드판을 돌리면서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50년대와 현대를 관통할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해서 클래식을 택했고, 동성애로 고통받았던 음악가의 곡을 사용하는 것이 이 작품에 맞다고 생각해서 차이콥스키, 라벨 등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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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선 각색가┃

“원작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줄이는 작업이 힘들었다. 그래도 중요한 상징들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여전히 러닝타임이 3시간이나 된다.(웃음) 영국 작품이라서 그들의 지명, 유머, 농담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을 한국식으로 자연스럽게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인물이자, 필립과 올리버를 모두 이해해주고 감싸 안아주는 ‘실비아’ 캐릭터를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밖에도 높임 표현이 발달한 한국어의 특색을 살려서 1958년과 2014년 장면 간에 어감 차이를 두었다. 우리 관객 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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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행 배우 (필립役)┃

“연극열전 대표님께 ‘한 인물이 시공간을 오가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라는 컨셉만 듣고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됐다. 장면이나 대사의 수위가 세다. 하지만 그것이 ‘동성애’ 자체에 머무르기 보다는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고민할만한 보편타당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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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윤 배우 (필립役)┃

“연출님의 부름을 받아 참여하게 됐다. 각색되기 전의 직역 본을 먼저 접했는데 어려웠지만 나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또 다시 만나기 힘든 작품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스텝과 배우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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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혁 배우 (올리버役)┃

“연극 무대는 처음이다. 뮤지컬과 달리 음향 팀이 있는데도 마이크를 안 채워주셔서 당황했다.(웃음) 그래서 파격적인 소재나 극 자체에서 오는 부담감보다는, ‘연극’이라는 장르가 처음이라서 오는 어려움들이 몇 가지 있다. 연출님의 도움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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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배우 (올리버役)┃

“성적 소수자 색깔을 띤 캐릭터를 연달아 세 번째 연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성소수자들을 보다 더 존중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에 시공간을 초월한 그들의 역사와, 오랜 시간 용감하게 투쟁하며 얻어낸 그들만의 ‘프라이드’가 있더라.”

“‘게이 캐릭터’는 한가지로 규정될 수 없다. 다양한 인물 중에 하나가 아니라, ‘게이’라는 범주 안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히스토리 보이즈>의 ‘데이킨’은 성소수자의 측면보다는 한 사람자체에 대한 정복에 관심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었다. 한편 <수탉들의 싸움> ‘존’은 정체성 혼란을 가지고 방황한다. 반면 ‘올리버’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확실히 알고 있고, 다만 그것을 마주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해 나가며 자신만의 프라이드를 찾아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어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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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 배우 (실비아役)┃

“‘실비아’라는 인물 그 자체에 집중하고 탐구하고 있다. 1958년에는 감정을 눌러 담고 사는 인물이지만, 2014년에는 거침없이 표현한다. 극의 구성이 계속 과거 후에 현재가 오는 식이기 때문에 눌러둔 감정을 바로 폭발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제가 표현하기에도 재미있고, 관객 분들이 보시는 재미도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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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배우 (실비아役)┃

“연습과정 중에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부분에서 감정을 추스르는 기가 힘들었다. 격하게 울다가 욕을 해야 하는 상황이 그랬다. 하지만 지이선 작가님 말씀대로 과거와 현재 사이에 사용되는 대사의 어감이 많이 다르다. 특히 현재에 나오는 강한 대사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지금은 어렵지 않게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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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훈 배우 (남자役)┃

“(김)종구와 저의 매력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1인 3역 중에서 어떤 역할은 종구가 했을 때 반응이 더 좋고, 다른 역할은 제가 더 어필이 되는 그런 식이다. 특히 나치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옷 속에 스타킹을 신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는 제가 연기했을 때 객석반응이 좀 더 컸다.(웃음) 저의 큰 체급과 스타킹과의 괴리감 때문인 것 같다. 대신 종구는 각선미가 돋보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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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배우 (남자役)┃

“(최)대훈이와는 <김종욱 찾기>에서도 더블 캐스팅으로 연기했었다. 그 때 대훈이를 보고 연기를 너무 잘해서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연기 신’이다.(웃음) 다행히 이번 작품에서는 그간 제가 배우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때만큼의 간극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대훈이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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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를 찾아 떠나는 시간 여행, 연극 <프라이드(The Pride)>는 오는 11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종로구 혜화동) 아트원 씨어터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이은영 (vivid@stagekey.co.kr)
사진. 오윤희 (yoon@musicalpublic.com), 복정진 (bjj1129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