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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안재영, 김영철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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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같을 뿐 도대체 왜 이리 힘들까. 내 삶은 언제쯤 쉴 곳을 찾나~’라고 부르는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속 주인공 건덕의 노래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한 번씩 턱을 만나 덜컹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끝을 알 수 없는 자갈 길 위에서 신음하기도 한다. 그렇게 인생이 녹록치 않음을 인지하는 나, 너 그리고 우리. 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흡사 어떤 물질이 완전연소 하는 것처럼 그때 그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야만 미련이 남지않는다고 넌지시 말을 건넨다.

선택이라는 것은 성공 뿐 아니라, 실패와 절망의 순간에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직면한 절망 앞에 누군가는 숨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포자기 혹은 자기합리화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깨지고 다칠지언정 그 현실에 정면으로 파고든다. 극 속의 ‘건덕’ 역시 지독한 절망 속에서 선택에 직면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인생의 바닥까지 닿기도 했다. 그럼에도 건덕은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운명 앞에 당당히 서서 행복을 찾아나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당신도 생각을 바꾼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다 괜찮을 거라 말하며 위로의 손을 건넨다.

그리고 안재영, 김영철이라는 두 배우는 이 이야기의 선두에 서서 관객의 손을 있는 힘껏 잡아주고 있다. 두 사람을 만나 그들이 그려나가는 ‘김건덕’과 ‘이승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창작초연이자, 국내 최초 ‘야구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작품이다.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을 것 같다.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안재영(이하 재영) – 소재가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실존인물에 대한 이야기라 분명 어려운 건 있겠지만 저한테는 도전이 될 것 같아서 선택을 하게 됐어요.

김영철(이하 영철) – 저도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야구라는 소재가 흥미로웠어요. 평소에도 야구를 굉장히 좋아해서 좀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실존인물이 있는 상황이다.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나갔나

재영 – 아무래도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극이지 실존인물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분명 픽션이 가미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요. 김건덕 감독님의 인터뷰를 굉장히 많이 봤는데, 비슷한 부분도 꽤 많이 있더라고요. 인터뷰를 참고 하면서도, 가장 기초에 둔 것은 대본이었어요.

영철 – 재영이 형이 말한 것처럼 저도 일단은 대본에 기초를 둬야할 것 같았어요. 실존인물처럼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대본에 나와 있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특히 극중 이승엽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승엽이라는 인물과는 이미지가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영철 – 실제 이승엽 선수의 성격이 무뚝뚝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그 무뚝뚝함을 살릴 수 있는 극적인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사실 워낙 유명한 공인이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었지만, 대본상에 나와 있는 캐릭터에 더 집중해서 인물을 찾아 나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공연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배우들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넘버도 어렵고 몸을 쓰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부담은 없는가

재영 – 부담 있죠. 지금도 그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웃음). 원 캐스트인데다 쉬는 날이 없기도 하고 넘버 자체가 고음이 많은 것도 굉장히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콘서트 말고는 이렇게 많은 넘버를 무대 위에서 불러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김건덕 감독님 인터뷰를 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에 더 극한 픽션이 가미가 되니까 감정 자체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 모든 것을 처음 해본다는 것에 대한 압박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것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영철 – 제가 부담을 가진다면 말이 안 될 것 같아요. 제 생각이기는 하지만 건덕의 넘버 자체가 웬만한 뮤지컬 배우들이 소화하기 쉬운 곡은 아니에요. 극 속에서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친한 친구잖아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어요. 소대에서 항상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는 형을 바라보면서 왠지 모르게 슬프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너에게빛의속도로간다_리허설_020

김건덕 감독님을 실제로 만난 것으로 안다.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

재영 – 되게 무뚝뚝하신 분이에요. 저희 시츠프로브 연습 때 한번 보러 오셨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써줬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요. 사실 내가 연기하고 있는 인물을 실제로 만난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어쩌면 부모님이 공연 보러 오시는 것보다 더 부담이 됐어요. 영철이 같은 경우는 실제 이승엽 선수의 타격 폼을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저는 그렇지가 않다보니까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투구 폼에 관해 여쭤봤죠. 정말 감사하게도 100프로 따라하려 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폼을 하라고, 그게 제일 좋은 거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이때 이런 일이 있었고, 아버지와는 어땠고, 어떤 경기에 어떻게 MVP를 탔고.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나중에는 번호 교환도 하고 언제 부산에 꼭 한번 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초반에 재기 발랄한 장면들이 굉장히 많다.

재영 – 예를 들자면 분신사바 같은 경우는 대본에 있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연습하면서 만들어 냈어요. 홍감독님 역할 하는 (박)세웅이형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방망이를 세워서 해보는 건 어떨까?’ 같은 얘기들을 계속 나눴죠. 배우들이 같이 움직여보면서 만들어진 대사들이 정말 많아요. 분신사바도 그랬고, 오프닝 장면도 배우들 의견이 많이 반영됐죠.

영철 – 연출님을 비롯한 모든 스텝들이 배우들 의견에 대해서 열어두시고, 많이 들어주시면서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해주셨어요.

재영 – 했다가 없어진 것도 정말 많아요. 그래서 대본이 공연 일주일 전까지 완성이 안됐었어요. 그렇다고 그게 촉박하다는 개념이 아니라, ‘여기서 이러면 좀 더 매끄러워지지 않을까?’, ‘여기서 이러면 더 좋아질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 수정하고 채워나가는 과정이었어요. 지금도 완벽하다고 자신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들이 창작 작품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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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나 시놉시스를 보고 청춘물로 생각하고 오는 관객들이 극에서 어두운 부분이 예상보다 많아 적잖게 놀라기도 한다. 배우로서 체감하는 느낌은 어떤가

재영 – 저도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초반에 밝은 분위기 속에서 마치 효정이와 사랑 이야기가 이루어질 것 같은 곡을 부르는데 그렇다고 로맨스는 아니고, 또 공을 던지고 야구를 하면서 마치 만화 슬램덩크같이 스포츠가 있는 청춘물일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고, 뒤로 갈수록 극이 굉장히 어두워져서 우울한 극인가 싶다가도 앞을 생각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건 내가 어떤 극이라고 생각을 하고 감을 잡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영화 <국제시장>을 보게 됐는데, 우리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옛날이야기 들려주듯이 쭉쭉 풀어주는 것 같았어요. 거기에도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재밌는 이야기, 죽을 뻔 한 이야기까지 다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우리 이야기도 저런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김건덕 감독님이 현재 실제로도 리틀 야구단 감독을 하고 계시니까 “얘들아 내가 이렇게 야구를 했었고, 이렇게 살았단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김건덕 감독님과 이승엽 선수의 이야기도 그렇게 전하고 있는 거죠.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을 하고나니까 그때부터 어떤 방향이 잡히더라고요.

영철 – 마지막에 효정이가 ‘빛의 속도를 넘어선 것 같네’, ‘생각이 바뀌는 속도’ 그 대사가 처음 대본에는 없었어요. 주제가 마지막에 있다 보니 저도 앞부분들이 맞는 건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다보니 어느 순간 주제를 말하는데 있어서 괜찮은 스토리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부분을 읽는 순간 확신이 딱 들었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건덕은 ‘신은 재능과 불행을 동시에 주셨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재능과 행운을 동시에 가진 승엽과 대비를 이루는데, 이 대비가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재영 – 그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승엽의 분량에 대한 부분도 그랬었고. 일단은 여기에서 더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다보면 이번 시범공연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쳐버릴 것 같아서 본 공연까지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서 계속 고민해 나가고 있어요. 물론 시범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모두 관객 분들이시니까 최대한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배우들도 연출님도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어요.

영철 – 극을 올리고 나서 그런 의견도 있다는 것을 듣게 됐는데, 두 사람의 대비가 보여질만한 포인트가 전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대본을 포함해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면서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어떤 부분에 바로 피드백을 받아서 즉흥적으로 바꾸기 보다는 ‘이 얘기가 들어가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본 공연을 준비해 나가려고 해요.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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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노예에게 부상을 당하고 난 뒤, 건덕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쏟아낸다. 어떻게 보면 건덕은 아버지가 섬노예에게 가하는 폭력을 지켜보며 묵인해 온 것은 아닌가

재영 – 일단 섬노예 부분은 픽션이에요. 주인공은 그래도 관객한테 설득력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걸 묵인하는 나쁜 사람으로 보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섬노예라는 설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서 다 같이 얘기를 했었어요. 사실 연출님이 SNS에 올리기도 하셨지만 아버지에 관한 부분은 연출님의 이야기에요. 이 작품의 작가이기도 한 연출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그것이었고요. 그래서 저도 해석을 달리 해보면서 연출님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건 정말 상황이 그랬던 거고, 나도 그때는 그렇게 철이 없었다’라고 말해주셨어요. 건덕이도 섬에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이것에 대해서 정의로운 무언가를 펼치겠다는 생각은 안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이 건덕의 결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고, 그걸 벗어나기 위해서 야구를 하는 거니까요.

언급한 것처럼 야구는 건덕에게 일종의 구원 같은 존재다. 그런데 부상을 당하고도 치료를 거부한 채 마운드에 오른다. 어떻게 보면 불행을 스스로 재촉한 것이 아닌가

재영 – 극에 나오지는 않지만 분명 건덕이가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해도 안됐을 거고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됐을 거예요. ‘나는 이대로 야구를 접어야하는가’라는 생각까지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냥 접어버리기에는 건덕이는 말 그대로 완전연소를 해본 적이 없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내가 견디고 이겨내면 무언가 되겠지’, ‘무언가 다음에 펼쳐질 거야’라고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승엽이에게 결투신청을 한 게 아닐까 싶어요. 승엽과의 싸움도 분명 의의가 있지만 사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더 컸을 거예요. ‘내가 나를 이겨야 내가 일어서지’ 그런 가사가 있어요. 그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결국 지기는 하지만.

승엽은 분명 건덕의 부상이 심각하고, 선수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건덕을 자극 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철 – 프로라는 의식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분명히 만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로 인해서 어떤 대결이 시작됐을 때, 승엽은 일부러 져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처음에 해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연출님께서는 운동선수가 그런 동정에 휩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어렸을 때 저도 축구를 한 적이 있어서 그때에 비춰 생각해보니 그 부분도 작용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좀 더 냉정하게 했죠. 마지막에 건덕을 무너뜨리더라도 ‘저 공을 꼭 쳐야 내가 산다’, ‘저 공을 쳐보고 싶다. 내가 또 이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극 속의 이승엽이라면 분명히 있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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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속에서 두 사람은 아직은 어리다고 할 수 있는 고등학생이다

영철 – 저도 그 생각을 하면서 치기어린 마음에 더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정도 우정이겠지만, 10년 뒤에 서로의 인생이 그렇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테니까요. 미안해서 연락조차 못할 정도로 정말 친했던 사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연기하는저도 울컥하게 되는 때가 있어요.

불행을 목격하고 난 뒤 건덕을 대하기가 조심스러웠을 것 같은데, 오히려 더 담담하게 대하는 느낌도 든다

영철 – 사실 타이어를 치면서 연습하는 장면이 승엽의 답답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극장 들어와서 생긴 거예요. 많은 고민을 했던 것에 비해서 제 표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극 중 승엽은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 건덕이가 도전 해왔을 때, 나도 거기에 대해 맞서야 하는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너보다는 더 노력했고, 너보다는 낫다’라는 의식이 한편에 있지 않았을까라는 설정을 가지고 표현하려 했어요.

결국 건덕은 또다시 ‘불완전연소’를 하고 만다. 두 사람은 어떤 일에 대해 ‘완전연소’를 한 경험이 있는가

재영 – 공연이죠. 공연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공연을 좋게 봐주시고 연출님이 칭찬을 해주셔도 스스로 만족하는 공연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있을까 싶어요. 또 반대로 저는 좋았는데 보시는 분들은 안 좋아하시기도 하고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스스로도 만족스럽고, 연출님도 관객들도 좋다고 하시면 완전연소를 좀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는 배우니까 공연에 있어서 ‘완전연소-불완전연소’라는 부분이 제일 많이 나오지 않을까싶어요.

영철 – 저는 바로 딱 생각난 게 있었어요. 군대(웃음). 군대에서 후회를 했든 하지 않았든 제대를 했다는 것 자체가 완전연소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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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 ‘시간’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시간’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재영 – 사람은 누구나 빛의 속도를 넘어서고 싶지 않을까, 시간을 거스르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이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도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지나온 거잖아요. 사실 요즘 정말로 건덕에 빙의하는 것처럼 저 스스로가 압박을 많이 받고 있어요. 생각 하나가 바뀌면 내가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는데 어떠한 압박 때문에 지금보다 더 좋은 공연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연출님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것 같아요. 생각이 바뀌는 빛보다 빠른 속도. 자꾸 시간을 떠나서 다른 세상, 다른 세계로 가고 싶어 하는데 사실 내가 생각 하나만 바꾸면 이미 다른 세상이 되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영철 – 단순하게 봤을 때는 현실이죠. 모든 사람들의 현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그 시간이 우리들에게 얘기하는 건 우리가 갖고 있는 현실 같아요.

‘빛의 속도를 넘어서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대’라는 대사가 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와 미래 중 어디로 가고 싶은가

재영 – 저는 카르페디엠(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해요. 물론 한편으로는 공연을 끌고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고 좋아요.

영철 – 저도 현실이나 미래요. 과거를 돌아보고 싶지는 않아요. 10년 뒤가 무조건 행복하다면 미래가 좋겠지만, 10년 안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것도 현실이니까.

재영 – 보통 남자들은 과거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 군대를 다시 가야하기 때문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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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보신 분들이 ‘이런 부분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있는가

재영 – 저 같은 경우에는 공연을 하면서 관객 분들이 이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맡은 역할을 소신 있게 하려하고, 그걸 보시는 분들은 분명 느끼는 것들이 있으시겠죠. 그게 무엇이든 저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왕이면 나쁜 것보다 좋은 것들을 느끼시고 좋은 기운 받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을 보고 아무 생각이 안남아도 “재미있었어.” 만 남아도 전 좋아요.

영철 – 저는 극의 주제처럼 생각의 전환이요. 가령 안 좋은 일이 있는데 ‘이 작품을 봤더니 생각 하나를 바꾸면 모든 게 달라진다더라’ 그렇게 생각을 하시고 나가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아요. 물론 극에서 웃음과 감동도 느끼실 수 있으면 더 좋겠고요.

글. 이하나 (tn5835@musicalpublic.com)

사진. 오은지 (ojang27@musicalpublic.com)

사진제공. 벨라뮤즈 마케팅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