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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모닝 – 오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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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CAL PUBLIC

Reviewer’s Talk




* 공연 명 : 투모로우 모닝

* 공연 기간 : 13년 6월 1일 ~ 13년 9월 1일

* 공연 장소 : KT&G 상상 아트홀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여정, <투모로우 모닝>


우리들은 항상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다. 학교를 선택하고, 직장을 선택하고, 배우자를 선택하고. 항상 무언가를 끝임없이 선택하며 미로처럼 여러갈래로 나누어진 길들을 지나가며 나만의 항로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항로를 밟아가며 이 선택이 아니라 저 선택을 했다면 내 삶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 갔을까에 대한 약간의 후회와 고민을 안고 미로 같은 삶을 또 다시 나아간다.

 

우리가 태어나서 매번 서게 되는 갈림길 중 인생을 가장 크게 변화 시키는 선택은 아마도 ‘결혼’일 것이다.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전혀 다른 삶을 산 타인과 함께 살며 새로운 환경과, 문화, 삶을 만들어 나가는 세계와 세계 간의 융합. 전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 온 그(그녀)와 나는 외계인을 만난 것 같은 낯선 혼란을 느끼며, 그 낯섬을 받아 들이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갈등을 겪는다. 

 

결혼을 하루 앞 둔 예비 부부과, 이혼을 하루 앞 둔 10년차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투모로우 모닝>은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져 가고 모서리를 깎아내며, 서로를 하나의 세계로 맞춰가는 과정을 거침 없는 돌직구로 유쾌하고, 명쾌하며, 사실적으로 풀어 낸다.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나의 모습, 혹은 애인의 욕을 잔뜩 늘어 놓던 친구의 복잡한 연애사, 내 아내, 남편의 모습, 우리 엄마 아빠의 모습 등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적나라한 리얼리즘이 여자와 남자로 대표 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서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걸까? 극을 보는 내내 우리는 이 물음과 마주한다.

 

이혼을 앞둔 10년 차 부부는 이혼을 앞둔 순간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좋으니까’란 마음 하나로 서로의 다름을 쿨하게 인정한다. 서로 맞지 않는 일이 생겨 다투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의 곁에 있으니까 그 다름을 네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며 받아 들인다. 그 시절엔 아직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듯 나와 전혀 다른 그(그녀)의 모습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이혼의 시작은 결혼’이라는 <투모로우 모닝>의 문구처럼, 모든 갈등의 시작은 연애 초기에 가졌던 타인의 다름을 매력으로 받아 들이던 마음이 퇴색되어 가면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왜 그(그녀)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하지? 내가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지 못하지? 내 세계의 사고방식을 그(그녀)가 따랐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공유의 바람이 시작 되는 순간 우리는 커다란 갈등의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젊은 시절엔 ‘합의’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 내가 포기하고 희생하며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서로에게 맞는 교집합을 찾아 우리 서로 이만큼씩 양보하기로하자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자기 희생으로 받아 들여진다. 그 순간 ‘같이 살아가는 것’인 결혼은 ‘지키기 위해 인내하는 것’으로 바뀐다. <투모로우 모닝>은 그 과정을 현실적,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사랑을 할 때 좀 더 큰 틀에서 보면 타인을 만날 때 잊게 되는 ‘다름의 인정’에 대해 깨닫게 만든다.

 

스토리만 보면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이 많이 담긴 플레이(연극)형 뮤지컬일 것 같지만, 의외로 <투모로우 모닝>은 음악으로 스토리의 상황을 설명하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이제까지의 로맨스 코미디하고는 다르다’는 홍보 때문에 결혼과 이혼이라는 테마에 대해 깊은 철학을 담은 작품이 아닐까?라고 예상한 탓에 처음에는 연기보다는 노래가 많은 구성이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투모로우 모닝>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겪는 내 이야기,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결혼에 대한 환상을 철저히 깨부수는 적나라한 가사로 익살스러운 해악을 주는 노래의 나열로 상황을 이끌어는 것이 훨씬 전략적이다. 현실밀착형 에피소드들은 나의 삶과 문제점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관객들에게 주기 때문에 진지한 연기로 표현 될 경우 진부하고 불편한 껄끄러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작품을 통해 정신적 여가를 얻고 싶어 한다. 정신적 여가를 위해 선택한 작품에서 자신의 현실을 인지한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연장 되는 괴로움을 낳는다. <투모로우 모닝>은 한바탕 뒤짚어지는 익살스런 가사로 이런 불편함을 피해가는 동시에, 웃음을 틈 타 더욱 직설적으로 현실을 폭로할 수 있는 타이밍을 얻는다.

 

 기존의 로맨스 코미디보다 더 웃기고, 자극적이고, 현실적인 <투모로우 모닝>.

 

<투모로우 모닝>이 주는 웃음은 공감의 웃음이자 해악의 웃음이다. 맞아! 나도 저래! 남자들, 여자들은 왜 저렇지?하며 공감의 웃음을 터트리다보면,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자연스럽게 도달한다. 작품은 우리에게 상대방을 이해하도록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들의 실제 모습들을 웃음으로 승화 시켜 적나라게 보여준다. 갈등에 대한 나열만 있을 뿐 해답은 보여주지 않지만, 우리의 모습을 배우를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바꿔나가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사실 우리는 이 모든 문제의 해답을 명확히 알고 잇기 때문이다. 단지 그 문제를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다. 모든 문제는 한 발짝 떨어져 있을 때 해답이 보이기 마련이니까.

 

중요한 것은,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이 그 대상을 일방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는 것이 아니라, ‘공존(사전적 의미 :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당신의 내일 아침은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과 함께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Musical Public Review

Email : musicalpubli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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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희 / (닉네임)뮤즈

* 학교 (전공) –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 sns 링크주소 – 트위터 : http://twitter.com/thtjftptkd 

*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과 이유 –  블랙메리포핀스. 극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최적화된 무대와 연출, 노래 등이 스토리와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는 작품. 심리추리스릴러라는 장르가 굉장히 신선했고, 단순한 추리극에서 끝나지 않고 기억의 상실과 고통의 상관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전인류적 가치에 대한 화두를 남기는 휴머니즘이 좋았다.